소비자는 끊임없이 변하고, 미디어와 광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환경에서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Think with Google 구독자들이 던진 주요 질문들에 리더들이 답하는 ‘Meet the Leaders’ 이번 편에서는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 YouTube Works Awards 심사위원 등을 맡으며 TBWA코리아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들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계신 이숙인 Solution D 본부장님을 함께 데이터와 미디어, 크리에이티브가 캠페인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Think with Google 구독자들이 물어본 3가지 질문]
성공적인 캠페인들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캠페인은 결국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어 낸 결과로 증명되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단순히 화제성을 끄는 것을 넘어 브랜드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결국 관건일텐데요.
얼마나 더 많은 신규 유저를 확보했는지, 캠페인을 통해 얼마나 더 많은 매출을 발생시켰는지 등 브랜드마다 성공을 판단하는 척도는 있겠지만, 한편으로 모든 브랜드에 획일적으로 적용하여 캠페인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정성적 또는 정량적인 기준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성공적인 캠페인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몇가지 분명하게 뭉쳐지는 특징을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첫 째로,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브랜드의 메시지를 담고, 사회적 책임까지 전달하는 캠페인들이 여전히 강세입니다.
글로벌 캠페인 중에서는 Unilever의 Transition Body Lotion, Orange: WoMen’s football 등 환경 문제, 인권, 평등과 같은 보편적인 사회적 이슈에 대한 브랜드의 가치관과 지향점을 보여주며 해결점을 제시한 캠페인들이 좋은 예죠.
몇 년 전과 대비해 보았을 때, 이러한 코즈버타이징(causevertising)이 조금 감소한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기업과 브랜드의 호감도를 높이는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반면, 이러한 사회적 이슈를 활용할 때에는 브랜드와 공익 메시지의 관련성에 대한 치밀한 검증과 분명한 의미가 있어야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로, 혁신적인 기술 활용 역시 성공적인 캠페인들의 핵심 요소입니다. 데이터 크리에이티브, 소셜 미디어의 다양한 기능,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페이크 옥외광고(FOOH) 등 시대별로 뜨겁게 주목받는 기술을 활용한 캠페인은 언제나 큰 주목을 받기 마련인데요. 그러다 보니 매년 어워드 심사를 하다 보면 그 해 또는 그 시즌에 주목받는 기술을 활용한 수많은 케이스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경계해야 할 점은, 브랜드가 기술 자체에만 몰입해서 기술적으로 무엇을 구현할 수 있는가에만 집중하는 오류를 범하는 거예요. 캠페인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자체를 도입하기 이전에 소비자들에게 왜 새로운 경험이 필요한지, 소비자 중심의 관점에서 캠페인을 기획해서 새롭게 등장한 기술을 캠페인에 활용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사람들의 집중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환경에서 소음을 뚫을 수 있는 날카로운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마련했는가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 인간의 평균 주의 집중 시간은 12초에서 8초로 줄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들의 주의가 짧아졌다고 해요. 이러한 사람들의 주의를 바로 사로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포맷과 소재를 똑똑하게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습니다.
또한 3년 이상 이어진 팬데믹, 심해진 양극화,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로 피로가 쌓인 환경 속에서 유머가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기도 했는데요. 2023 Cannes 필름 부문 수상작의 52%가 유머 코드를 활용했다는 조사 결과처럼, 웃음은 소비자들을 멈춰 서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코드가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어워드를 심사해온 입장에서 브랜드가 성공적이었던 캠페인을 잘 알리는 마무리까지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출품 카테고리와 출품 전략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인데요.
카테고리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알맞은 카테고리에 출품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카테고리의 정의에 맞는 기술, 그리고 수많은 경쟁작 중에서 분명한 인상을 남길 간결하지만 임팩트 있는 소개 영상을 제작하는 것까지 챙기는 노력이 있다면 캠페인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점점 기술이 고도화되는 환경 속에서 마케터들이 데이터 활용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째, 데이터와 AI는 효율성의 측면에서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로 인해 효과가 좌우됩니다. 그런데 또 뛰어난 크리에이티브와 가치만으로는 알고리즘을 뚫을 수 없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소비자들의 활동이 매우 복잡다단해짐에 따라 데이터 분석 또한 고도화 됐습니다. 이제 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딩과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마케팅을 양분화하기 보다는, 소비자 퍼널별로 접근하고 있죠. 이에 따라 각 브랜딩 지표와 퍼포먼스 지표로 나누어 마케팅 활동을 기획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퍼널별로 리니어한 분석이 더욱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셋 째, 이러한 환경에서 데이터의 두 가지 측면, 즉 어떤 데이터를 발굴하고 어떻게 처리 할 것인가와 그 데이터를 어떻게 읽어 낼 것인지에 대한 답을 모두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TBWA 역시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이러한 고민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자사의 Data Lab 조직을 통해서 데이터 발굴, 처리 및 분석을 진행하고 있고, 분석 결과를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 제작부터 매체 기획과 운영까지의 모든 과정에 반영해 다양한 캠페인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중 소비자 검색 행동, 구매 내역, 소셜, 매체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한 사례를 소개해 드릴게요.
한 토퍼 매트리스 브랜드의 사례인데요. 토퍼 매트리스 카테고리는 일반 매트리스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저가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고가 매트리스 브랜드들도 토퍼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요.
이런 환경에서 A사는 퍼포먼스형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모색했고, TBWA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캠페인을 입체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여 성공적으로 브랜드의 성장에 기여했습니다.
특히 기존처럼 제품부터 시작해 소구점을 모색하고 미디어를 기획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Black Box 분석을 통해서 소비자 중심의 소구점을 찾은 후, 소비자와 매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에 대한 메시지를 기획하고 전개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운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이와 같이 이 캠페인은 Black box 분석을 통한 시장과 경쟁 환경에 대한 데이터 분석, 소구점 발굴, 오가닉스러운 콘텐츠 제작을 위한 데이터 분석, 매체 데이터 분석 및 자동화 등 엔드 투 엔드(end-to-end)로 데이터 중심의 캠페인을 기획한 사례인데요.
1차 미드 퍼널 타겟팅 결과를 바탕으로 2차 로우 퍼널 매체를 강화하여 운영한 결과, 캠페인의 최종 목표였던 미드 퍼널 자극을 통한 로우 퍼널 전환이 연평균 대비 3배 증가하는 성공적인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가 먼저인가? 매체가 먼저인가?라는 질문은 제가 사회 초년생으로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 광고와 매체를 담당했던 1990년대 말에도 늘 논의됐었던 것 같아요. 매체의 형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또 매체 자체가 크리에이티브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정말 크리에이티브와 매체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광고의 성공이 크리에이티브 요소에 달려있다는 관점이 대세였었는데요. 그러나 요즘과 같이 매체 환경이 바뀌고 소비자들의 집중도의 변화가 생긴 상황에서는 매체와 크리에이티브를 유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관점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The Attention Economy』의 저자인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교의 Karen Nelson-Field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3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동일한 광고를 테스트한 결과, 광고 소재의 변화가 아니라 광고가 게재된 플랫폼에 따라 주목도가 크게 달라졌다고 해요.
예를 들어, 브랜드 A의 광고는 한 플랫폼에서는 7.2초의 주목도를 확보했지만 다른 플랫폼에서는 2.3초로 떨어졌습니다. 광고 소재는 변하지 않았지만 플랫폼의 환경과 사용자 행동이 변한 거죠. 이러한 차이는 플랫폼 최적화의 결과로 ROI가 3배까지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빠르게 넘기며 소화하는 상황에서 크리에이티브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 크리에이티브가 빛을 발할 수 있는 플랫폼과 결합돼야 높은 성과를 내는 공생 관계가 있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에서도 너무도 다양한 형태의 광고와, 타겟팅과 노출을 위한 데이터와 기술이 접목된 방식이 많다 보니, 크리에이티브를 우선 확정한 후 매체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은 디지털 매체가 주류가 된 환경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크리에이티브와 매체가 너무도 정교하게 연결돼야 하다 보니, 크리와 매체를 운영하는 조직을 원스톱 솔루션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와 매체를 완전히 나누어 캠페인을 운영할 경우, 전체를 조망하는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 결국 캠페인의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죠.
올해 YouTube Works Awards를 심사하면서도 성공적인 캠페인들이 다양한 포맷과 크리에이티브 믹스로 메시지 전달력을 강화하고, Google 및 YouTube가 제공하는 다양한 지면과 타겟팅 방법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요즘의 마케터들에게는 크리와 매체를 따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캠페인을 구축하는 다양한 요소를 다각도로 검토해서 치밀하게 구조도를 그리는 건축가와 같은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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