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TPO 시대의 소비자 인사이트 ②]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 선택의 기준을 재정의하다

김태원 (Taewon Kim) / 2020년 5월

단순히 젊은 소비자층이 아니라 가장 소비력이 큰 구매 집단으로 자리 잡은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Millennial Luxury Shoppers). 그들은 럭셔리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요? 럭셔리를 소비하는 밀레니얼들의 특징과 디지털 TPO 및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분석해봤습니다.

밀레니얼이 주요 고객인 중고명품 판매 사이트 The realreal은 최근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The realreal의 성공은 럭셔리 시장에서 밀레니얼의 영향력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럭셔리 시장에서 밀레니얼의 비중은 곧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밀레니얼이 가장 사랑하는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인 구찌(Gucci)의 전체 매출 중 반 이상은 밀레니얼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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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와는 다른 밀레니얼의 럭셔리 키워드

밀레니얼이 생각하는 럭셔리란 무엇일까요? 영화 ‘소공녀’의 여주인공 ‘미소’는 밀레니얼에게 럭셔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캐릭터입니다. 청소로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주인공 미소는 어느 날 집 주인에게 월세를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미소의 가계부를 보면 하루 수입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위스키 소비를 줄여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미소에게는 바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기 때문에 위스키가 아닌 집을 포기하는 쪽을 선택합니다. 이 영화는 사회적 기준보다 개인의 취향이나 가치관이 우선인 밀레니얼에게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영화적 설정이 과장되어 보일 수도 있지만, 럭셔리의 의미는 세대마다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술이나 업적, 장인 정신과 같은 키워드를 럭셔리와 연결시키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밀레니얼들은 Me time, Yolo, 자기애, 여행처럼 새로운 키워드를 럭셔리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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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나이, 수입 등 전통적으로 럭셔리 소비자를 구분하는 선형적인 기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밀레니얼 럭셔리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밀레니얼에게는 가치관, 열정, 라이프 스타일 같은 매우 개인적이고 다이나믹한 기준이 럭셔리 제품 구매의 동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경제력이 충분하지 않아도 어떤 브랜드나 제품에 꽂히면 수백만 원짜리 제품을 구매하는 밀레니얼들이 있습니다. 억대 연봉 부장님은 못 사는 제품이라도 가심비가 중요한 밀레니얼은 구입합니다. 경제력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들에게는 경제력보다 중요한 다이나믹한 기준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밀레니얼은 누구나 한 번쯤 럭셔리 쇼퍼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뷔통과 밀레니얼의 스트리트 패션을 상징하는 브랜드 슈프림의 콜라보는 밀레니얼의 다이나믹한 정체성을 포용하기 위해서 럭셔리 브랜드가 얼마나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구찌는 DIY를 통해 자신에게 커스터마이즈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고, 발렌시아가의 2019년 겨울 캠페인 영상은 밀레니얼의 개방적인 가치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제품에서 경험으로 확장 중인 럭셔리 마켓

*source: LVMH.com (2019)

이제 럭셔리는 제품에서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경험의 럭셔리 마켓은 제품 럭셔리 마켓 사이즈의 2배를 넘고, 성장률도 훨씬 빠릅니다. 오른쪽 그림은 예전 이탈리아의 밀라노 거리를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 오른쪽에 Cova 라는 이름의 까페가 있는데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고급 카페 중 하나입니다. 이 카페를 인수하기 위해서 여러 럭셔리 브랜드들의 경쟁이 있었습니다. 현재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카페나 베이커리, 레스토랑 등을 인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제품에서 경험으로의 확장을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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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럭셔리 쇼퍼의 주 무대는 오프라인에서 디지털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 밀레니얼의 디지털 소비량은 TV의 2배가 넘었고, 럭셔리 제품 구매 여정에서 디지털의 직간접 영향력은 80%나 됩니다. 특히 오프라인 대비 디지털 트래픽은 이미 2배가 되었습니다.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에게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는 바로 명품 하울입니다. 백화점이나 명품 매장에 가지 않고도 YouTube에서 명품 하울 영상을 통해 럭셔리 제품을 만나는 인포테인먼트를 즐깁니다. 명품 하울 영상을 본 후 밀레니얼은 어떤 행동을 할까요? 이커머스에서 관심 있는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듯이, 이들은 관심 있는 제품에 대한 하울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저장합니다. 일반 유튜브 인기 영상과 비교했을 때 6배나 적극적으로 하울 영상을 저장하고 제품 구매 시에 참고합니다. 명품 하울 영상 시청이 밀레니얼에게는 소비자 구매 여정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밀레니얼에 대한 디지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럭셔리 브랜드의 광고비도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럭셔리 뷰티 브랜드 설화수의 경우 디지털 마케팅 예산이 전체 예산의 50%를 넘었습니다.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들의 디지털 TPO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울 때는 디지털 TPO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밀레니얼에게 가장 도달률이 높은 YouTube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TPO를 분석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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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럭셔리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날은 수요일입니다. 만약 YouTube 마스트헤드 광고를 계획 중이라면 수요일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시간대별로 분석해보면, 럭셔리에 대한 관심도는 점심시간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합니다. 하루가 마무리될 때 럭셔리 타임은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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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에서 Place는 유저들이 시청하는 채널과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일반 밀레니얼 대비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의 관심이 높은 콘텐츠를 분석해봤습니다. 라이프 스타일 측면에서는 쇼핑, 푸드, 여행, 자동차, 인테리어, 외국어 관련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들은 뷰티와 패션에 관심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핸드백, 액세서리, 페이스/바디 케어 등의 카테고리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럭셔리 브랜드를 담당하거나 광고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면 이러한 카테고리를 타겟팅해 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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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럭셔리 관련 제품 구입을 고려하는 상황은 언제일까요? 예상대로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에 럭셔리에 대한 관심이 함께 올라갔습니다. 이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휴가 시즌이나 명절입니다. 이제 명절은 여행 시즌이기도 합니다. 구글의 AI 기술을 활용해 YouTube 안의 수많은 럭셔리 관련 영상 속에 어떤 키워드들이 있는지 분석해 봤더니 가장 언급이 많았던 Top 50 키워드 중에 40%가 여행 관련 키워드였습니다. 여러분의 소비자가 언제 여행과 관련된 상황(occasion)에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요약하자면, 전통 미디어 중심에서 디지털 TPO를 고려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전환할 때는 수요일, 밤 10시 이후, 여행, 이 세 가지를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와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럭셔리 소비자에 대한 전통적인 기준으로는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를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에 남긴 시그널을 기반으로 다이나믹한 정체성을 이해하고 타겟팅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한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디지털 시그널 기반 타겟팅을 했을 때 광고 효과가 2.3배 높았습니다. 이제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스토리텔링 중심에서 밀레니얼이 열망하는 경험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가능하게 하는 Enabling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에게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밀레니얼이 트렌디하다고 느끼는 기술과 융합된 소비자 경험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밀레니얼은 구찌(Gucci)를 “멋지다”, “좋다”, “힙하다”는 의미의 단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과 소통하며 그들의 마음을 얻고자 했던 브랜드의 노력이 브랜드 이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입니다. 어떤 브랜드가 그들의 타깃 고객이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지향하는 가치를 표현하는 대명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여러분의 브랜드도 밀레니얼의 언어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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